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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운동, 이대로 괜찮은가?


서지현 검사가 JTBC에 나와서 처음 폭로하던 일이 이제 한달이 조금 더 지난듯 합니다.

그뒤로 몇몇분들이 더 나와서 미투를 하시더니 요즘은 하루가 멀다하고 폭로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처음에 서지현 검사가 나와서 폭로를 하실때는 저는 참 감동했었고, 적극 지지하였습니다. 정말 세상이 바뀌는구나 싶었었지요.

그러나 지난번 김지은씨가 나와서 폭로를 할땐 처음과 같은 느낌은 아니었고, 요즘은 기대했던것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흐르지 않나 하는 마음의 염려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기억201303 무의도


곰곰히 내가 왜 다른 느낌이었는가를 생각해봤더니 다음과 같았습니다.


1. 김지은씨의 폭로는 조금 의아심을 가지게 되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난 정치인을 가까이서 본적이 없어서 그 생활 패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만, 여성 수행비서가 남성인 상사의 숙소까지 드나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성추행이나 성폭행이 일어나지 않아도  이전에 이미 상황은 불편하지 않았을까요?

물론 젊은 여성을 수행비서로 선택하고 배치한 안희정씨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만, 김지은씨도 선뜻 이해가 안됩니다. (저라면 수행비서로 배치받았을 당시에, 젊은 여성으로써 지사님이 행여 속옷차림으로 마주칠수도 있고, 그런 일들이 서로 너무 불편하니 다른 부서로 이전해 달라고 상사에게 부탁할 것입니다. 그것은 누가 봐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여직원에게 남자 상사의 숙소까지 드나들라는건 누가봐도 무리한 요구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성추행이나 성폭행이 없었고, 우연히  안희정씨와 속옷 바람으로 서로 마주치는 일이 생겼다면 그건 불편하지 않았을까요?

그런 일을 유치원생도 아니고 더구나 6급공무원인 김지은씨가 위에서 시키니까 어쩔수 없이 따랐다라고만 치부하기엔 어쩐지 자연스럽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더구나 한번도 아니고 수차례나 성관계가 이루어지는 상황까지 아무런 변화없이 그대로 관계가 지속되었다는 건 더더욱 납득이 안됩니다.(6급 공무원은 30대 초반의 나이에 아무나 손쉽게 들어갈 수 있는 직급이 절대 아닙니다.)


2. 안희정씨가 속한 곳은 정치사회입니다. 어느 사회보다도 정치공작과 음모가 많습니다. 두사람간에도 일상의 sns가 아닌 텔레그램이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할 만큼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모르는 곳이며 이미 그걸 잘 알고 있는 두사람입니다. 그리고 하필 지금은 선거를 불과 얼마 앞둔 민감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제가 가졌던 느낌이 혼자만의 오버였길 바라지만 이미 안희정씨나 김지은씨나 출발선부터 무언가 부자연스러운건 사실인듯 합니다. 부디 모든일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고 다른 미투 운동을 하시는 분들께도 좋은 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는 안희정씨의 지지자는 아닙니다. 오히려 지난 대선 경선때를 기준으로 한다면 문재인씨, 이재명씨, 그리고 그다음이 안희정씨 순이었으니까요. 경선 중간에 자신의 지지 영역을 넓히고자 중간에 전략적으로 보수를 아우르는 듯한 모습으로 바뀌는 모습이 그다지 소신있는 사람으로 비춰지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번 사건에서도 그는 이미 성추행(성폭행)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부도덕한 사람이 되었고 그를 합리화할 생각도 추호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엊그제 조민기씨의 자살 뉴스를 보면서 점점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져서 인터넷에서 검색도 해보았습니다.


우선 미투운동에 대한 제 생각은 아래와 같습니다.

우리의 미투운동은 젠더의 대결이 아닌 갑을간의 관계에서 나오는 사회문제이며 인권의 문제이어야 합니다. 사회적 위치나 권력이 있다고 해서 함부로 성폭행을 할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동성에게도 자신의 편의에 의하여 임의로 무엇이든 빼앗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여성, 성폭력이라는 단어보다는 사람, 폭력이라는 더 넓은 의미의 단어로 사용되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이것을 젠더의 문제로 치부되어 남녀간의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철딱서니없는 언론은 자극적인 기사 경쟁을 일삼고,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표를 의식해서 무조건적으로 받아 들이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이에 사람들은 피해자를 공격하고 가해자와 그 가족들까지 사회에서 매도하며 감정적인 대응으로 흐르는 듯한 느낌이어서 걱정입니다. 이는 피해자에게 또다른 2차피해를 양산하게 될뿐 아니라 조민기씨의 사례처럼 사회에서 매도되어 자살이나 가해자 가족들에게까지 피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펜스홀같은 이야기마저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일이 더이상은 없어야 되기 때문입니다.

201001 국립현대미술관201001 국립현대미술관



부디 미투운동이 일시적인 젠더 대결 양상이 아닌, 권력층이나 기득권층으로부터 사회의 약자를 보호하고 다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운동으로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랍니다.



아래에는 인터넷 검색해서 나온 글중에 인상적인 것 3개만 추려서 링크해 보았습니다.

다만 검색해 보면서 모 인터넷 카페에서 젠더운동으로 부추키고 각 블로그마다 홍보성 댓글을 퍼나르는 모습도 보았습니다.